2016년 1월 13일 수요일

도깨비에 대한 물음들..

점심을 먹으며 남편에게 도깨비 감투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도깨비 감투를 쓰고 도둑질을 시작하여 끼니걱정없이 두둑한 배를 쓰다듬으며, 담배를 뻐금뻐금 피며 유유자적하는 할아버지가 담뱃재를 감투에 떨어뜨려 구멍이 나 할머니가 빨간실로 꼬매주었다는 부분을 이야기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빨간실 때문에 장에서 물건을 훔치려던 할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들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남편이 물어봅니다.

" 왜 빨간실로 꼬맸대 ? 검정실로 해도 되었을걸 ?  이유가 있는거야 ?"

인터넷에서 찾아 나름대로 종합하여 엮은 이야기였던지라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일차원적으로 일단 대답을 했습니다.


" 음.... 할머니는 남편이 감투를 쓰고 물건을 훔치는 걸 아주 좋아하지 않았어. 그래서 일부러 도깨비들이 보면 도망간다는 빨간색으로 구멍을 메워서 이 짓을 하게 한 도깨비에 대한 원망을 나타낸게 아닐까....? 크크크... 생각을 해봐, 만약 할머니가 구멍을 안꼬매 줬더라면,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는 머리카락을 보고 휘어잡아 내동댕이 쳤을수도 있었을거야. 꼬맸기에 머리가 안잡히고 도망갈수 있었지, 안그래 ?"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물음을 던지지 않았는데, 질문을 받으니 알쏭달쏭한게 저도 물음표가 머릿속에 마구 생기네요.
도깨비는 왜 할아버지에게 감투를 주었을까요 ? 아무런 댓가없이 ?
할아버지가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정화수 떠놓고 빌지도 않았는데 ?
파우스트에 나오는 루시퍼처럼 젊음을 맞바꾸지도 않고 ?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깨비를 제우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외관을 잘 바꿔 인간세상으로 잘 돌아다니던 하나의 신처럼 생각했을까요 ? 그저 오래된 물건에서 영혼이 생겨 도깨비가 탄생한것일까요 ?



뭐.... 이런것들이 그냥 두서없이 머릿속에서 엉켜있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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